20살 성인식의 0순위는 키스, 장미...그리고 ‘건전한 비판 의식의 함양’

사회 / Society 2006/09/09 10:15






20살의 성인식 -‘청년의 해’와  ‘청소년의 해’의 차이점.



1980 년대 초의 어느 해인가 유엔에서는 그 해를 ‘청년의 해’라고 명명 하였다.

그리고 청년의 해에 맞는 청년들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서 “건전한 비판의식의 함양”이라는 슬로건을 내 놓은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1980년대 초라면 막강한 군사정권이 집권하던 시절이었다.

독재의 서슬이 시퍼러웠던 5공화국에서 유엔에서 지정한 “청년의 해” 와 청년의 해에 걸 맞는“건전한 비판의식의 함양”이라는 슬로건을 맞아들일 턱이 없었다.

결국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들(!) 이라는 사람들이 고작 생각해 낸 것이 ‘청년의 해’를 ‘청소년의 해’로 탈바꿈 해 버린다는 어이없는 생각이었고, 그 생각들을 현실화 시켰다.

그리고 ‘현실화 시켰다’는 대안 책이라는 것이 고작 ‘건전한 비판의식의 함양’ 대신에, 15살 청소년들에게 맞춘 건강 / 공부 / 효도....에 맞는 슬로건으로 바꾸어 놓은 일이 있었다.


지난 세월 이 땅의 지도자들의 머릿속에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말 잘 듣는 인형”으로 만들어 버리는 정책만을 생각해 냈었는데 ,이 정책이 또 한번 적용되었다 .



“건전한 비판의식” 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지난세월을 뒤돌아보면 유교의식에 길들여 온 사회 덕에 ‘장유유서’만이 사회질서의 유일한 규범인양 살아 온다가, 근대화 이후에도 반세기동안이나 독재정권 아래에 있었던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젊은 청년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단정 짓다시피 했다.


이 땅에서 지난 50 년간 정치 / 행정 / 종교 / 교육 /... 즉, 사회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비판의식을 가졌던 사람들이 받은 대접은 문제아, 비주류, 몽상가, 미친놈, 빨갱이....이런 수식어들이 붙여졌다.

2005년 지금은 지난 20-30년 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사회 대부분에서는 지금까지도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의식자체가 발붙이기 힘든 실정이다.


건전한 비판의식이야 말로 인간 세상을 발전 시켜온 원동력이었음을 성년의 날을 맞이해서 “성인식”을 치러야 하는 20살의 청년들은 반드시 알아야 하고, 또 이런 사실을 우리사회에서도 당연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요즘 교육의 이슈가 되고 있는 “생각할 줄 아는 아이”, “창의력 있는 아이”로 자식을 키우라는 말 속에는 “방황하는 아이” “반발하는 아이” “호기심 강한 아이”가 내포되어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생각할 줄 아는 아이나 창의력 있는 아이라는 말은 좋아해도, 그 속에 숨어있는 반항 / 방황 / 반발 / 호기심 / 도전 / 외골수... 따위에는 관심조차도 없고,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추리와 논리에만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추리와 논리, 이해를 하기에 앞서서 기존의 것에 반발하고, 반항하고, 방황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도전의식이 생겨나야만 추리와 논리와 이해도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자기자식을 창의력 있는 아이, 또는 생각하는 아이로 키운다고 하면서도 착하고, 공부 잘하고, 건강하고, 말 잘 듣고 정직하고,...하여튼 좋은 소리는 전부 갖다 붙인 다음에 호기심, 추리, 논리를 억지 춘향이 식으로 들이 대려고 한다.


더구나 자기아이들과는 반항, 반발, 외골수,...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조차도 기피하려고 하는데, 이런 생각은 무지에 속할 만큼 어이없는 발로이다.

기존의 것에 무조건 OK, YES, 아멘, 예,...하는 아이가 어떻게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노력이나 하겠는가?


문명의 혜택을 주고 있는 인간사의 모든 것은 반항적이고, 건방지고, 싸가지 없고, 황당하고, 외골수, 환상가,...더 쉽게 말하면 “왕 따 인생”들에 의해서 발전되어 왔음을 기억해 내야만 한다.



성년의 날을 맞이하는 많은 이 땅의 수많은 20살의 초짜배기 성년들이라면  키스 / 장미 / 향수 / 섹스 /....이런 감각적인 단어로 단정되어지는 성년의 날도 필요하고 또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있다 .


하지만  나이가 먹어 갈수록 더 중요한 것은 키스 / 장미 / 향수 / 섹스 / 마약..... 이런 감각적인 단어들보다는 건전한 비판의식 / 책임 / 신뢰 / 믿음....이런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들이 자신의 삶 대부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어야만 한다.


성년의 날은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자기스스로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또 이런 부분이 결여되면 법적으로도 추궁하게 된다는 사회에 대한 신고식(성인식)이며, 통과절차의 관문이기도 하다.



결국 20살 나이에 요구되는 “건전한 비판의식의 함양” 은 골치 아픈 비판의식이나 학문적인 체계만을 비판하는 ‘비평의식’을 말하는 것 보다는 ‘개개인의 삶’과 개개인이 속해있는 ‘인간사회의 퍼져있는 삶의 형태’를 바로 볼 수 있는 지혜의 부족과도 연결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이 글은  ‘블로그’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던 2004년 5월에 네이버와 엠파스 블로그에 “성인식.. 키스, 장미, 향수, 섹스. 마약,...그리고 ‘건전한 비판 의식의 함양’” 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던 포스트를 다시 수정해서 2005년에  아이디 ‘울부짖는 자유인’ 사용하는 국내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다.


top
TAG

Trackback Address :: http://www.mryoum.com/blog/trackback/52

Write a comment